[단독]피싱 송금 직전 경찰의 ‘수첩 대화’…피해 막은 ‘눈썰미’

2021-06-17 2



돈을 보내주지 않으면 자녀를 해치겠다는 전화, 흔한 보이스 피싱 범죄이지만 부모님들은 속는 경우가 많습니다.

신고도 되기 전에 눈썰미로 피해를 막은 경찰관이 있습니다.

김재혁 기자입니다.

[리포트]
누군가와 통화 중인 중년 여성.

불안한 듯 계속 안절부절합니다.

근처에서 여성을 지켜보다가 다가가는 30대 남성

여성이 전화를 끊지 못하자 수첩을 꺼내 필담을 나누기 시작합니다.

잠시 뒤남성의 일행이 어디론가 전화를 걸더니, 상대방과 연결되자 여성에게 전화기를 건넵니다.

잠시 뒤 여성은 다리 힘이 풀렸는지 주저 앉습니다.

여성이 처음 받고있던 전화의 발신자는 보이스피싱범이었습니다.

"아들을 납치했으니 돈을 안 보내면 해치겠다"며 아들이 울부짖는 소리도 들려줬습니다.

여성에게 다가간 남성은 서울 방배경찰서 교통범죄수사팀 소속 윤덕상 경위.

통화 중인 여성의 입모양을 읽고 납치를 가장한 피싱 시도인 걸 직감했고, 수첩에 여성 아들의 연락처를 받았습니다.

[윤덕상 / 서울 방배경찰서 경위]
"아들의 연락처, 위치, 나이, 학생 여부를 확인해서 연락처로 아들과 통화해 안전을 확인시켜주고."

윤 경위가 건네준 전화기에서 무사한 아들 목소리를 들은 뒤에야 여성은 피싱범과의 통화를 끊을 수 있었습니다.

[윤덕상 / 서울 방배경찰서 경위]
"도움이 필요할 거 같아서 여쭤봤더니 말씀은 못 하시고 입 모양으로 납치 피해 상황임을 알려주었습니다."
"
윤 경위는 2019년에도 보이스피싱범을 검거한 적이 있습니다.

거리에서 돈봉투를 버리는 남성의 모습이 수상하다고 여겨 따라가 붙잡았습니다.

당시 활약상은 채널A에서 보도됐습니다.

경찰관의 눈썰미와 기지가 시민의 피해를 막아냈습니다.

채널A 뉴스 김재혁입니다.

winkj@donga.com
영상취재 : 박연수
영상편집 : 이태희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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